나로 멋지게 살아가는 엄마, 박명진

 

 많은 엄마들이 여자로서의 삶보다 아이 엄마로서의 삶을 더 크게 느낀다. 물론 그것은 행복이다. 하지만 가슴 한편엔 나 자신과 연애하듯 살고 싶은 바람을 품고 있다. 멋진 엄마, 멋진 아내도 좋지만 오롯이 나로 멋지게 살아가는 것. 그 쉽지 않은 삶을 위해 남보다 열심히 뛰는 엄마, 아이들을 사랑하는 것만큼이나 나를 사랑하며 사는 엄마 명진님을 신사동에서 만나고 왔다.



WHO


 박명진, 30살. 그녀는 동부 이촌동에 살고 있는 두 아들의 엄마다. 사업과 육아 모두 야무지게 해내며 누구보다 바쁘게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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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엄마


 결혼 전에 방송기자 생활을 했어요. 아기를 낳은 후에는 근무 시간이 긴 방송 일을 계속하기 힘들어서 그만두었어요. 일을 그만두고 첫째 아이의 육아만 전담했고요. 준오를 낳고 1년 동안은 육아에 전념했어요. 사랑과 정성으로 아이를 키우며 힘들기도 했지만 보람차기도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문득 내가 평생을 이렇게 육아와 살림을 도맡아 하는 전업주부로 살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고민이 시작된 거죠. 그렇다고 회사에 들어갈 수도 없고 시간도 좀 자유롭게 쓰면서 육아와 내 일을 병행할 방법이 없을지 생각해보게 되었답니다. 그러던 중 마침 남편이 하는 사업을 도울 기회가 생겼고, 늘 물심양면 도와주시는 양가 부모님 덕분에 육아와 일을 병행하게 되었지요. 

 작년에는 남편 사업 때문에 미국에서 3개월 정도 지내야 했는데 준오가 너무 어려서 두고 가는 게 낫다는 결론을 내렸어요. 처음에는 아이와 떨어져야 한다는 사실에 너무나 힘들었는데 친정부모님께서 준오를 잘 돌봐 주신 덕분에 마음을 잘 추스르고 일에 집중할 수 있었어요. 미국에서 지내는 동안 매일 화상채팅을 하고 친정엄마께서 카카오톡으로 육아일기를 써주시며 준오의 사진과 일상을 보내주셨는데 그걸 보며 날마다 행복했던 것 같아요. 감사한 마음 늘 잊지 않고 살고 있지요. 준오도 그래서인지 외할머니 할아버지에 대해 각별한 사랑을 느끼는 것 같아요. 



기록하는 삶


 저는 어려서부터 계속 일기를 써왔어요. 결혼을 하고 육아를 시작하면서는 블로그도 운영하고 손으로 쓰는 육아일기도 계속 쓰고 있어요. 저희 엄마께서 제 육아일기를 써주셨는데 크고 나서 보니 너무 감동이더라고요. 그래서 아이를 가진 순간부터 초음파 사진도 붙이고 잘생긴 아이가 나오라고 멋진 연예인 사진도 오려 붙이면서 소소하고 재미있게 작성을 해왔답니다. 저의 삶을 일일이 기록하지 않으면 기억하기 힘들기 때문에 저는 블로그와 육아일기를 제 삶의 아카이브라고 생각하고 열심을 내고 있죠. 그리고 친정엄마께서 준오를 봐주실 때 써주신 육아일기도 앨범으로 만들어서 간직하고 있는데 이 앨범은 준오에게도 저에게도 커다란 보물이랍니다. 




엄마를 위한 책 ‘딸에게 보내는 심리학 편지’


 제가 결혼을 앞두고 있는 친구나 결혼한 친구들에게 선물하는 책이 있어요. 바로 ‘딸에게 보내는 심리학 편지’라는 책이랍니다. 정신분석 전문의이자 서른 살 딸아이의 엄마가 쓴 책으로 삶의 지침서로 매우 좋아요. 내용 중에 ‘모든 것을 다 잘하려고 하지 마라’ 라는 문장이 있었는데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제가 무엇이든지 완벽하게 하려는 성향이 있는데 이것이 육아에도 적용되어 힘들었거든요.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적당히 내려놓게 되었답니다.



아이 도서 ‘심리감성동화’, ‘프뢰벨 자연관찰’


 저는 아이들이 책을 자연스럽게 흥미를 가지고 보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아이들이 보기 좋은 책으로 ‘심리감성동화’라는 책을 추천하고 싶어요. 저도 선배 엄마의 추천으로 첫째 아이 돌 즈음에 구매해서 지금까지 읽히고 있는 전집이에요. 아동 관련 전문가들이 참여한 창작 전집으로 6개 테마를 60가지 주제로 나눠서 구성되어 있어요. 아이들에게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동화로 풀어내고 있어 아이의 기분과 표현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책이랍니다. 그리고 프뢰벨의 ‘자연관찰’ 책도 추천해요. 이 책은 조금 가격대가 있기는 하지만 DVD가 너무 잘 되어있어서 아이가 DVD를 보며 노래를 따라 외우더라고요. 그러면서 아이가 자연에 대해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었어요.





BEING MOM

끊임 없이 공부하는 엄마


 아이는 부모가 보는 세상 안에서 키우는 것이기 때문에 내 아이에게 더 많은 세상을 경험하게 해 주고 싶다면, 그만큼 부모가 넓은 시야를 갖기 위한 노력을 해야겠죠. 엄마와 아빠가 가치관과 관점을 통일하고 아이들에게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도 중요한데 이 모든 것이 가능하려면 세상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과 공부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신문도 꼼꼼히 읽고 최근엔 영어와 미술 공부도 꾸준히 해서 영어미술지도사 자격증도 취득했답니다.


엄마, 그리고 여자


 육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엄마의 행복'이 아닐까 싶습니다. 엄마가 행복하지 않으면 안좋은 에너지가 아이에게 전달 되기 때문이에요. 저는 자아가 강한 편이라 그런지 엄마이기 이전에 한 여자로서의 자아를 잃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했어요. 물론 많은 분들이 육아를 도와주어야 가능한 일이겠지요. 둘째를 낳고 나서는 몸에 살이 찌는 것 같아서 운동을 시작했어요. 운동을 하다보니 내 몸의 외면을 가꾸는 것이 곧 내면의 행복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일단 건강과 체력이 좋아지고 여자로서 자신감도 생기니까요. 그 자신감과 행복으로 아이를 대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아이에게 더 좋은 영향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나만의 육아견해


 결혼을 조금 일찍 해서 주위에 육아하는 친구들이 없었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육아정보들을 블로그 이웃들에게 얻었답니다. 그때는 잘 몰라서 미리 인터넷에서 추천해주는 출산용품들을 다 샀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낭비였던 것 같아요. 초보 엄마들에게 물건이 필요하다면 그때그때 구매하는 것이 제일 좋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아기 띠랑 젖병, 유축기 정도만 사놓으면 되요.

그리고 산후조리원에 꼭 가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해요. 저는 비용이 너무 비싸다고 생각해서 산후조리원에 가지 않았고 대신 도와주시는 분이 친정에 오셔서 쉬면서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어요. 둘째도 역시 산후조리원에 가지 않고 친정에서 보냈는데 저는 매우 만족했답니다.


참여형 육아


 저는 육아에 온 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엄마 혼자 육아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아이에게 주지 않는답니다. 특히 첫째 준오에게 동생 윤오가 생겼을 때 다른 가족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했어요. 동생에게 엄마 아빠의 사랑을 빼앗겼다는 느낌을 주지 않도록 하기 위해 온 가족들이 준오에게 ‘준오야 네가 첫째니까 네가 최고야, 아직 윤오는 아기니까 우리 준오가 챙겨 주어야 해. ‘라고 말해주었죠. 덕분에 준오가 동생을 잘 받아들이고 지금은 어린이집에서 집에 오면 윤오부터 챙기게 되었어요.



아들과 하는 연애, 준오

 올해 4살인 첫째 준오는 영어에 관심이 많아요. 어려서부터 공부로 시키지 않고 그냥 재미로 영어에 많이 노출되도록 했는데 그게 효과가 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아이가 쑥스러움이 많으면서도 집중 받는 것을 좋아해 성향에 맞게 소수정예 놀이학교에 보내고 있답니다.

 준오는 벌써 엄마의 마음을 조금은 알아주고 다른 사람을 배려할 줄 아는 아이예요. 늘 엄마를 지켜주려 하고 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예쁘다고 해주는 아들을 보면 꼭 연애하는 기분이랍니다. (웃음)



초보 아가, 윤

 둘째 윤오는 이제 태어난 지 4개월 되었는데 밤에도 안 깨고 푹 잘 만큼 굉장히 순해요. 그리고 둘째라서 제가 조금 더 여유롭게 대할 수 있더라고요. 첫째 때는 제가 초보였기 때문에 저도 아기 때로 돌아간 느낌으로 같이 울고 같이 웃었는데 둘째 때는 조금 더 관대해졌답니다. 둘째 낳는 거에 대해 고민하시는 엄마들에게 감히 말씀드릴 수 있는 건 둘째는 정말 존재만으로도 너무 사랑스럽고 아이들의 사회성에도 크게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자연과 함께


 준오가 커가면서 자연과 풀, 벌레에 관심을 많이 보이더라고요. 친정에 준오가 자주 가 있는데 마당이 있는 집이라 나무와 벌레를 자주 봐서 그런지 친근하게 느껴지나 봐요. 그리고 멀어서 자주 가지는 못하지만 저희 시댁 앞에 있는 텃밭에 가도 벌레들을 보면서 신나하고요. 그래서 산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숲 체험하는 프로그램이 있다고 해서 내년엔 보내고 싶어요. 얼마 전 한번 다녀왔는데 거미도 만져보고 나무에 달린 열매도 따서 먹어보고 메뚜기도 잡아보면서 아이들이 너무 좋아하더라고요.



인터뷰를 마치며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휘둘리지 않고 본인 만의 일관성 있는 육아를 하기 위해서는 엄마이기 이전에 나로써 중심을 잡고 서는 것이 먼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늘 만난 명진님은 나로 멋지게 사는 것이 아이에게도 좋은 엄마가 되는 길임을 보여준 에너지 넘치는 엄마였다. 준오와 윤오 역시 스스로 중심을 잡고 살아가는 아이로 엄마의 삶을 배워갈 테고 말이다.









기획, 인터뷰/ 김지혜

사진/ 이문선

글,수정/ 김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