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안에서 가족과 대화하는 엄마, 김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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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이 성큼 찾아왔다. 선선한 가을 날씨에 대한 기다림으로 무더위를 견딜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자연은 이렇게 우리에게 늘 기대와 변화를 준다. 하지만 우리는 자연의 혜택을 당연시하여 오히려 무심히 살고 있진 않은지...

사람들에게 무조건적으로 베풀어주는 가깝고 소중한 존재 자연. 그런 의미에서 자연은 가족과 참 많이 닮아 있다.

여기 자연을 잊지 않고 그 안에서 가족과 대화하며 살고 있는 엄마가 있다. 익숙한 도시를 떠나 자연 속에 새롭게 터를 잡은 그녀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햇살이 따사롭게 내리쬐던 날, 우리는 용인의 한적한 전원주택에 다녀왔다.



WHO


 김경민. 그녀는 경기도 용인의 전원주택에서 살고 있는 4세 딸, 8개월 된 아들의 엄마다.

사전 인터뷰에서 다부진 글 솜씨를 보여주었던 그녀는 역시나 기업 홍보 팀에서 오래 근무한 경력이 있는 커리어 우먼. 하지만 엄마가 된 이후 회사를 그만두고 두 아이의 육아에 충실하고 있다.

자연이 주는 기쁨을 누리며 가족과 함께 하는 삶을 기록하며 멋스럽게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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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주는 기쁨


 저는 도시보다 자연과 잘 맞는 사람이라는 것을 이곳으로 이사하고 알았어요. 바쁘게 돌아가는 도시에서 살 때보다 지금 더 큰 행복감을 느낀답니다. 창문을 열어 놓으면 자연이 꼭 말을 거는 듯해요. 풀벌레 소리, 바람소리, 나뭇잎 소리가 늘 전주곡처럼 들려오거든요. 그 소리가 너무 좋답니다.

 결혼 후에 서울에 있는 아파트에서 7년을 살다 남편 회사 근처인 경기도 수지로 이사를 했어요. 예상치 못하게 수지의 전원주택들을 보며 ‘바로 저거다!’ 싶었어요. 그래서 1년 반 정도 걸려 지금의 집을 지었어요. ‘어떤 집이 우리 가족에게 맞는 집일까?’를 늘 고민했던 저희는 이렇게 답을 찾았네요. 지금은 집 앞에 텃밭을 일궈 상추, 배추, 오이, 애호박, 방울토마토, 고추 농사도 지으며 자연과 대화하듯 살고 있답니다.



햇빛 좋은 날 빨래, 완벽한 힐링


 주택에 이사 와서 힘든 집안일 중 그래도 가장 기분 좋게 하게 되는 부분은 빨래인 것 같아요. 아파트에서는 한 방향으로 들어오는 햇빛으로 빨래를 말렸다면 주택에서는 사방에서 바람이 불어오고 햇빛을 받기 때문에 마음까지 상쾌해지는 빨래를 할 수 있어서 그게 가장 맘에 들거든요. 그래서 오늘 같이 햇빛이 쨍하게 비치는 날에는 햇빛이 아까워 집에 있는 이불을 죄다 가져와 햇볕을 쐬어요. 주부로서 이것도 힐링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죠. 고단하긴 하지만 다 말리고 난 후 빨래에서 나는 햇빛 향은 섬유 유연제와는 비교할 수 없이 상쾌하거든요. (웃음)


일석이조의 인테리어 제품


 이사를 오면서 아이 스스로 옷장에서 옷을 꺼내 입도록 아이 옷장을 구입했어요. 그런데 아이 옷장이 어른 키보다 낮아 어른의 눈높이에서 바라보면 옷장의 윗부분이 허전하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옷장 윗부분을 어떻게 꾸며줄지 고민을 하던 중에 우연히 ‘빌포스터’ 를 알게 되었어요. 

 이곳은 딸아이를 키우는 아빠가 아이를 위해 만든 디자인 인테리어 스티커를 파는 곳인데 아이 키재기 스티커, 귀엽고 세련된 캐릭터들이 크게 프린팅되어 있는 스티커 등 다양한 스티커들을 팔아요. 스티커를 이용해서 방을 꾸며놓으니 아이들도 좋아하고 인테리어 효과도 볼 수 있었답니다. 아, 그리고 하나 더 추천하자면 알파벳으로 꾸며져 있는 수건인데 승비가 알파벳 공부할 때 요긴하게 쓰였고요 일석이조로 인테리어 효과도 있답니다.



효율적인 집안 정리


 다락방까지 총 3층 구조의 주택이라 집안 정리를 잘 해놓지 않으면 물건을 찾기가 힘들더라고요. 게다가 둘째가 태어나면서 제 생활이 더 바빠졌어요. 그래서 동선을 최소화하고, 언제나 같은 위치에 물건을 놓도록 규칙을 정해놓았답니다.

 문 앞에 있는 큰 서랍장 첫째 칸에는 집 밖으로 나갈 때 써야 하는 아이들 밀짚모자, 양산 등의 외출용품들이 들어있어요. 좀 더 효율적으로 짧은 시간 안에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을 줄 수 있으면서 덩달아 집안도 깔끔해졌죠! 단순하게 만드는 것도 하나의 인테리어 기술이랍니다.


기록 하나. 카카오스토리 앨범 만들기


 저는 기록을 남기는 것을 좋아해요. 제가 기억력이 안 좋은 편이라 그날그날 뭘 했는지 기록하는 편인데 개인적으로 일기는 재미가 없더라고요. 타인과 공감하는 측면이 없으니까요. 아이를 낳기 전에는 블로그를 통해 기록을 남겼고요 출산을 한 후엔 블로그를 할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간략히라도 기록을 남길 수 있는 카카오스토리를 주로 하고 있어요. 

 카카오 스토리를 통해 아이들과 있었던 추억이나 그날 그날의 기분들을 적어놓고 일년을 마감하는 매년 말에 앨범을 만들어요. 일년 동안 기록한 내용들을 보면서 시간 순서대로 앨범을 완성한답니다. 그게 벌써 3권 째에요. 나중에 아이들에게 선물로 주고 싶어요.



기록 둘. 가족사진


 저희 부부는 결혼 후 매년 기념사진을 찍었어요.올해 결혼 8년 차니까8개의 기념사진이 생긴 셈이에요. 결혼하고 4년 만에 승비가 생겨서 4번째 사진부터 세 식구가 함께 찍었답니다. 그리고 올해 승우가 태어나서 네 식구가 다 함께 사진을 찍었어요. 새로 이사한 집 거실 벽에 8개의 기념사진을 걸어놨는데 볼 때마다 뿌듯하네요. 꿈에 그리던 집이 완성이 되어 이사를 왔고, 동시에 둘째 승우도 낳았으니 가족의 완성을 이룬 기분이랄까요. 다음 가족사진은 어떤 모습일지 벌써 기다려진답니다.



BEING MOM


육아에서 대화의 중요성


 제가 육아를 하면서 한가지 결심한 것이 아이가 물어보는 것을 허투루 대답하지 말고 성심성의껏 설명해주자는 것이었어요. 모든 현상에 관심을 갖는 아이들은 정말 쉼 없이 물어보잖아요. 그런 질문에 뜬금없는 내용으로 답하거나 피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질문에 정성껏 설명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 내용에 대해서 대화를 하게 되고 그 현상에 더욱 관심을 갖는 것 같더라고요. 4살은 아직 어린 나이지만 대화를 하기에는 충분한 나이거든요. 요즘 모든 대화의 끝에 “왜?”라고 물을만큼 딸아이의 호기심이 최고조에 달해있어 피곤하긴 하지만 이것도 한때려니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고 있답니다.




아이와 함께 하기 위한 컨디션 조절


 저는 아이와 대화뿐만 아니라 뭐든지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늘 제 컨디션을 조절하죠. 엄마의 컨디션이 잘 따라주지 않으면 아이들은 말 그대로 방치가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에요. TV를 보여주거나 게임을 하게 한다거나 아이들을 쉽게 키울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으니까요.그래서 첫째 아이를 원에 보낸 후에 아이가 돌아오기 전까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는 편이에요. 빨래,청소는 물론이고 저녁 식사를 미리 준비해두고 하원을 하면 최대한 함께 할 수 있는 무언가를 하려고 해요.첫째가 오기 전에 30분이라도 꼭 낮잠을 자는 것도 오후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한 행동이랍니다. 엄마 자신의 체력을 제대로 알아야 애들한테 충실할 수 있답니다.


자연이 주는 감성과 창의성을 가진 아이로


 이사 오기 전에 살았던 수지는 부모들의 학구열이 제법 높은 지역이에요. 그때는 승비가 영어 유치원을 다녔었는데 지금은 숲 유치원에 다니고 있어요. 숲이 아이들에게 주는 교육적 가치가 많다고는 하지만 사실 고민을 했던 적이 있었답니다. 주변에서 엄마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으면 괜한 조바심도 나고 자연친화적 육아법이 조금은 낯설기 때문이었죠.

 하지만 승비가 노을 지는 모습을 보며 정원 테이블에서 그림을 그린다거나 정원에서 잔디에 직접 물을 주는 모습을 보면 괜한 고민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이사 오기를 매우 잘했다 싶네요. 자연 안에서 뛰어 놀면서 다양한 놀잇감들을 스스로 찾아내고 자연과 교감을 하며 풍부한 감성과 창의성을 가진 아이로 자라나지 않을까 싶어요.

 오늘 아침에도 승비가 맨손으로 메뚜기, 잠자리를 잡아서 데리고 왔답니다. 인사하고 다시 보내주는 모습을 보면 영락없는 아이 같아요. 승비와 텃밭도 같이 가꾸고 정원 손질도 놀이처럼 같이 하고 있어요. 요즘에는 잡초를 깨끗하게 뽑지 않으면 승비에게 걸리기도 하네요. (웃음)



첫째 아이에 대한 배려


 승우를 낳고 첫째 승비가 동생에 대한 질투심이나 괜한 상실감을 느끼지 않도록 하기 위해 노력했어요. 제가 둘째에게 더 많은 관심을 보일 때에 승비가 속상해하더라고요. 승비도 엄마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싶은 아직은 어린아이니까요. 승우에게 모유 수유를 할 때 승비가 유독 속상해했어요. 그래서 고민 끝에 과감히 분유로 돌리고 승비와 함께 하는 시간을 조금 더 늘렸답니다. 그것도 한때의 감정이었는지 승비는 지금 멋진 누나로써 동생도 잘 챙기고 예뻐해 준답니다.



MY KID


공주 마니아, 승비


 첫째 딸 승비는 천상 공주에요. 또래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장래희망을 물으면 공주라고 자신 있게 대답한답니다. 제가 무채색을 특히나 좋아하던 사람인데 딸아이가 핑크로 깔 맞춤 된 옷을 입으려고 드니 처음엔 힘들더라고요. 근데 육아 선배들 말을 들어보니 이것도 한때라며 초등학교 들어가서는 입으라고 해도 입지 않는다면서 맘껏 입을 수 있게 놓아주라고 하더라고요.그때부터 머리에서 발끝까지 본인이 선택한 아이템으로 옷을 입고 장신구를 하도록 두었어요.어떤 날은 같이 나가기도 민망한 수준으로 입고 나와 저를 곤혹스럽게 하지만 어쩌겠어요 한때라는데…그래도 제 욕심 하나 버리니 옷 때문에 싸우지 않아도 돼서 딸아이도 좋고 저도 좋지요.



벌써 친구 같은 딸


 승비는 말문이 빨리 트여 지금은 저와 친구처럼 대화할 수 있어요.어떨 땐 4살이 맞나 싶을 정도로 놀라기도 하고 한편으론 너무 빨리 크는 것이 아쉽기도 해요.그래도 동생 때문에 딸아이를 이해시켜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때마다 대화로 잘 타이르면 잘 따라와 주니 참 고맙고 대견해요. 전 친구 같은 엄마이면서 조금은 엄격한 엄마가 되고 싶네요. 어른과 너무 격 없이 지내는 아이보다 예의 바른 아이로 키우고 싶기 때문이에요.



초보아기 승우


 둘째 승우는 태어난 지 8개월 밖에 안된 초보 아기죠. 8개월밖에 안됐는데 10kg에 육박한 우량아예요. 승비가 워낙 안 먹었던 아이라 잘 먹는 아기 한번 키워 봤으면 했는데 소원을 풀었답니다. (웃음) 그래도 아들은 딸이랑 달라서 많이 힘들더라고요. 하지만 승우의 애교와 방긋 웃는 얼굴을 보면 힘들다가도 기운이 솟아나요. 그리고 벌써 효도를 하는지 밤에 자다가 깨더라도 울지 않고 혼자 말똥말똥 천장을 보고 있답니다.



인터뷰를 마치며


 둘째 승우가 1년 반 정도만 더 크면 엄마에게 조금의 자유가 생길 것 같다. 그녀는 그때부터 적당히 자신을 찾아갈 수 있는 시간들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도시 생활을 접고 전원으로 들어간 경민님의 삶을 두고 누군가는 많은 것을 희생했다 여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경민님과 이야기를 나누며 이곳에서의 시간들이 아이들뿐 아니라 경민님에게도 단단하고 값진 성장의 기회가 되고 있음을 확신할 수 있었다. 자연 안에서 늘 함께 경험하고 대화하는 엄마. 그녀는 아이들에게 인생이라는 선물의 첫 시작을 멋지게 선사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기획, 인터뷰/ 김지혜

사진/ 이문선

글,수정/ 김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