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주부의 살림솜씨. 김아영



 내 상상 속 그녀의 집은 이랬다. 심플하고 네츄럴한 가구와 소품들로 멋을 낸 북유럽풍 인테리어. 견고하고 실용적인 디자인을 추구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기 때문일까. 나도 모르게 그런 그림을 상상하며 그녀의 집을 방문했다. 하지만 그녀의 집안 분위기는 예상과 사뭇 달랐다. 젊은 부부의 집이지만 동양의 전통적인 느낌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었고, 활짝 웃으며 우리를 반겨주던 그녀의 허리에는 한복 앞치마가 메어져 있었다. 야무진 손재주와 센스를 가진 천상 주부 김아영님. 그녀를 만나기 위해 가을이 성큼 다가온 어느 날, 우리는 일산에 다녀왔다.



WHO


 김아영. 그녀는 32살의 결혼 3년 차 주부. 

남편과 함께 알콩달콩 일산에 살고 있다.

한국회화사를 전공하고 손재주가 남다른 그녀는 리틀홈의 인기 있는 요리 레시피의 주인공이자 그림 그리기, 요리하기, 손으로 만드는 많은 것들을 즐기는 평범한 듯 특별한 주부다.


왼쪽) 리틀홈에 소개된 중국식 계란부추덮밥

오른쪽) 간단 오이피클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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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으로 직접 요리해서 더욱 의미 있는 과정들


 저는 손으로 만드는 것을 좋아해서 음식을 만드는 것도 즐긴답니다. 결과도 중요하지만 손으로 무언가 만들어가는 과정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면 음식을 만들기 위해 장을 보고 재료를 손질하는 모든 과정들이요.

 제가 좋아하는 김숨 작가의 ‘국수’를 읽어 보면 국수를 만드는 것에 대한 묘사가 나와요. ‘들깨와 참기름으로 조물조물 무쳐서는 고명으로 올린… 한 대접 비우고 나면 절로 몸보신이 될 것 같은 닭칼국수..’ 작가의 문장을 읽으면 닭칼국수가 너무 먹고 싶어져요. 요리하는 과정을 너무나도 맛있게 잘 썼기 때문이죠. 국수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맛깔스럽게 담은 이 작품이 저는 굉장히 마음에 들어요.



요리를 담아내는 그릇들


 정성스러운 과정을 거친 요리의 완성은 그 요리와 어울리는 그릇에 담아내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한식은 우리 그릇에 담으면 더욱 먹음직스러워 보인답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유독 그릇에 대한 관심이 높은 편이에요. 잡지를 보다 마음에 드는 그릇이 있으면 직접 가서 보기도 하고, 다양한 도예작가들의 작품도 구경하면서 그릇에 대한 식견을 높이고 있어요. 올 봄에는 아파트 화단에서 가져온 꽃들을 제가 좋아하는 이도갤러리에서 구입한 이능호 작가님 작품 위에 살짝 장식만 했는데도 집안 분위기가 확 달라졌답니다. 



요리의 기본, 유기농 친환경 식자재

 음식은 겉으로 먹음직스럽게 보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건강한 식자재를 사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요리할 때 가능한 한 유기농, 친환경 식자재만을 사용하고 있어요. 하지만 몸에 좋은 것이 맛도 좋고 가격도 저렴하면 좋으련만 그러지 못한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좋은 식자재를 위해 다른 부분에서 절약을 하죠. 옷이나 장신구에 신경을 덜 쓰고 특별한 날이 아니면 외식보다는 집에서 밥을 먹는 식이죠. 식자재를 살 때도 최대한 고르고 따져서 알뜰하게 사는 편이고요. 몸이 건강해야 마음도 건강하니까요^^ 이렇게 좋은 식자재로 음식을 만들어줘도 동갑내기 제 남편님은 피자가 먹고 싶다며 떼를 쓴답니다. 제 깊은 뜻도 모르고.. (웃음)


주옥 같은 천연 살림 아이템들


 제가 주로 장을 보는 곳은 한살림, 초록마을, 이마트 자연주의에요. 헬로네이처 사이트에서도 산지 과일 등을 구입하고요. 그리고 저희 집에서 가장 바쁜 삼총사가 있는데요, 절골 유기간장, 한살림 쌀 조청, 한살림 케첩! 세가지 다 유기농 재료로 만든 양념소스로 요리할 때 요긴하게 사용한답니다.

 그리고 피부에 닿는 제품 중에는 닥터 브로너스 베이비 마일드 액상 비누를 추천해요! 이 제품 하나로 저희 가족은 세안, 손 씻기, 샤워, 머리 감기 등을 해결하고 있어요. 인체에 무해한 천연성분들로 이루어져 있고 합성 화학물질이 없어 아토피가 조금 있었던 남편 피부가 많이 좋아졌어요. 또 저는 주방세제는 따로 쓰지 않고 밀가루로 식기들을 세척하고 베이킹 소다로 스테인리스 식기나 주방을 청소한답니다.



그녀의 동양화 사랑


 저는 한국회화사를 전공하기도 했지만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해 계속 그림을 그리고 있고 동양화로 개인전을 세 번 했답니다. 작년에는 파리에서 열린 단체전에도 참가를 했었어요. 그리고 앞으로 전시 계획이 있어 지금도 열심히 준비를 하고 있답니다. 개인적으로 먹으로 그린 그림을 현대 미술보다 더 좋아해요, 작품마다 내 감정, 내 정서들을 손으로 직접 담아낼 수 있기 때문이랍니다. 그리고 전통공예를 좋아해서 집안 곳곳 인테리어 소품으로 박물관 기념품 숍에서 산 물건들이 많이 있어요. 저희 집 드레스룸 문 앞에는 한국의 전통 발을 걸었답니다.



My Famaily


솔직하고 친밀한 우리 부부


 저희는 5년 연애 끝에 결혼한 동갑내기 부부랍니다. 그래서인지 많이 친밀하고 서로에게 굉장히 솔직해요.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서로 솔직하게 이야기를 해야 간극이 생기지 않더라고요, 작은 틈 하나가 서로의 사이를 점점 멀어지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한번은 채소를 좋아하지 않는 남편이 제가 만든 음식을 먹기 싫다고 해서 서운했던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대화를 해보니 오히려 ‘이제부터 남편의 식성을 인정해야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죠, 결혼 3년 차. 제게 결혼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시면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희생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올해 휴가는 마카오


 저희 부부의 이번 휴가 계획은 마카오예요, 남편이 격투기 경기를 좋아하는데 같이 가서 참관도 하고 마카오에서 휴가를 즐기고 오려고 해요. 전 평소에 제가 좋아하는 요리와 그림을 그리기 때문에 주말에는 남편을 위해 그의 취미를 함께 하고 있어요. 남편의 취미 중 하나가 스포츠경기 참관인데요, 그래서 휴가를 이용해 해외 경기장에 직접 가기도 했어요. 덕분에 바르셀로나, 런던에 가서 축구 경기도 보고 여행도 살짝 다녀왔답니다.



When I become mom


늘 따뜻하고 행복을 꿈꾸는 집


 지금은 남편과 저 두 식구이지만 앞으로 아이들이 태어난다면 2-3명 정도 낳아서 북적북적한 가정이 되었으면 해요. 아이들이 다른 사람의 삶을 자신과 비교하거나 의식하지 않으면서 스스로의 삶을 살 수 있도록 키우고 싶어요. 스스로의 행복을 찾으면서요. 그리고 따뜻한 엄마가 되고 싶어요. 항상 아이들을 향해 열려있고 아이들이 힘들 때 생각나는 좋은 엄마요. 제게 가장 중요한 가치가 가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육아를 시작하게 된다면 아마 저도 열혈 육아 맘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인터뷰를 마치며


 일산에서 서울로 돌아오는 길의 하늘이 매우 청아했다. 입추가 지난 탓이기도 했지만 청아하고 단아했던 그녀를 만났기 때문인 듯 하다. 동양의 아름다움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 내는 그녀. 전통적인 한국의 어머니를 생각나게 하는 주부 김아영님. 그녀가 만들어준 수제비 한 그릇이 생각나 카메라의 사진을 돌려보니 마음이 다시금 훈훈해진다.







기획, 인터뷰/ 김지혜

사진/ 이문선

글,수정/ 김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