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이 깊은 아이들의 엄마, 채미희


아이들이 노는 걸 자세히 보자

그 아이의 몸을 자세히 보면

무엇보다 그가 들이쉬는 숨의 호흡을 지켜보면

노는 아이들의 호흡은 깊다.


논다는 것은 세상을 깊이 호흡한다는 것이구나.

노는 아이들이 세상을 깊게 받아들이겠구나.


(김재형, ‘노는 아이들의 호흡은 깊다’ 중에서)


 예전보다 놀 거리가 많아졌음에도, 너른 마당에서 숨차게 뛰어노는 아이들을 찾아보기 힘든 요즘. 이 시의 화자처럼 자신의 아이들만큼은 한껏 놀며 세상을 깊게 호흡하길 바란다고 이야기하는 엄마가 있다.

‘좋은 교육은 놓아두는 것, 멀리서 바라보며 기도하는 것, 가까이 마주 앉게 되면 사랑 가득한 눈길로 그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라는 이 시의 마지막 연이 자신의 삶이 되고자 마음을 다해 노력하는 엄마 채미희님을 리틀홈이 만났다.



Who


채미희. 6살, 3살 된 아들 둘을 키우고 있는 엄마.

뚜렷한 이목구비에 예쁜 외모로 첫 만남부터 산뜻한 인상을 주었던 그녀. 화려한 외모와 달리 그녀의 라이프 스타일과 육아법은 의외로 간소하고 소박하다. ‘군더더기는 버려내고 필요한 것들만 가지고 살자’는 것이 그녀의 인생철학.


What I like



독서하는 시간


 육아 스트레스가 가득 쌓일 때면 남편이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줘요. 그때 저는 책 한 권을 들고 카페에 가요. 그럼 신기하게도 스트레스가 싹 사라진답니다. 육아 관련 정보들도 책에서 얻는 편이에요. 육아서적 중 EBS의 ‘아이의 사생활’, ‘자존감’ 시리즈가 매우 괜찮았어요. 리틀홈 독자들에게도 추천해요..^^


나를 위한 재즈와 라이온킹 음악들


 재즈 음악에 일가견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차에서 들으려고 처음 샀던 음반이 재즈 아티스트 Inger marie의 CD였어요. 듣고 있으면 기분이 아주 산뜻해져요. 육아를 하면서 차에서 주로 듣는 음악이 구연 동화로 바뀌었지만요..^^ 또 결혼 전 갔던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산 뮤지컬 라이온킹 음반은 우리가족 모두가 좋아하는 베스트 음반이랍니다.


아이들을 위한 노래 ‘또랑물’


 백창우님 작곡의 ‘또랑물’이라는 아이들을 위한 노래가 있어요. 아이들의 생각과 마음을 담은 가사가 너무 인상적이에요. 배경음도 전자악기로 연주한 것이 아니라 해금, 풍금, 하모니카 등 전통적인 느낌이 나는 악기들로 직접 연주한 거라서 아이들의 정서에도 좋고 엄마 아빠들이 듣기에도 좋아요. 듣고 있으면 저절로 힐링이 된답니다.




나무가 우거진 편안한 곳


 최근에 다녀온 덕수궁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편안하고 나무가 많은 곳을 좋아하는데 녹음이 우거진 한여름의 고궁은 정말 멋졌어요. 자연을 사랑하는 둘째 주안이도 길 하나하나를 음미하며 걷더라고요. 길 가던 개미와도 교감하며 인사하고요. ^^


Being Mom 
수교사로서의 경험


 저는 대학에서 특수교육을 전공했고 아이를 낳기 전까지는 초등학교 특수학급의 특수교사로 6년을 일했어요. 학습장애나 자폐성 장애를 가진 친구들을 가르쳤어요. 그때는 제자들을 내 아이들이라고 생각하고 가르쳤지만 막상 내 자식을 낳아 길러보니 이전에 제자들에게 잘해주지 못 했던 것들이 참 많더라고요. 미안한 마음이 들었어요. 교사 경험이 육아에 도움이 된 건 사실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오히려 육아를 통해 교사로서의 삶을 되돌아보게 되었죠. 제가 학교에 다시 가게 된다면 좀 더 사명감을 가지고 아이들을 지도하는 교사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신앙적인 부분의 성숙


 저는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많이 변했어요. 큰 아이가 몸이 좀 약했는데 그래서 더욱 그랬죠. 제가 기독교인이라 특히 신앙적인 측면에서 많이 생각하며 육아를 하려고 해요. 아이들은 내 소유물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임을 기억하고 인격적인 존재로 대하기 위해 특히 노력하고 있어요. 교육 투자의 결과물을 아이에게 바라거나 내 욕심으로 아이들을 힘들게 하는 일들을 하지 않도록 말이지요. 그냥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행복한 아이들로 자랐으면 좋겠다.’라는 것이 저의 기본적인 육아관 이랍니다.



건강을 생각한 엄마표 요리


 첫째 주영이가 어릴 때부터 계란, 밀, 우유 알레르기가 매우 심했어요. 그래서 아이 간식을 직접 만들어 먹여야겠다 생각하게 되었어요. 쌀가루와 두유, 카놀라유와 견과류를 넣어 빵을 만들고, 과일 스무디, 아보카도를 이용한 아이스크림, 대추야자나 곶감으로 브라우니도 만들어 주었죠. 그중에서도 특히 아보카도 요리는 마요네즈를 잘 먹지 못하는 주영이에게 매우 좋은 간식거리가 되었어요. 아보카도 크림을 이용하니 마요네즈 없이도 감자샐러드와 샌드위치를 만들 수 있게 되었거든요.

형 때문에 자연스럽게 둘째 주안이까지도 건강식을 먹게 되었어요. 다행히도 지금 주영이의 알레르기는 많이 좋아졌는데 이 일을 겪으면서 내 몸을 이루는 건 내가 5년, 3년 전에 먹었던 음식들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죠. 그래서 지금도 먹을거리만큼은 최대한 건강한 식재료로 만들어 먹는답니다.


My Kid


꼬마 철학자, 엄마의 마음을 읽어주는 주영이

 첫째 주영이와 둘째 주안이는 형제인데도 많이 달라요, 주영이는 레고, 차, 또봇 등 기계에 관심이 많아요. 그림 그리는 것도 좋아하고요. 최근 주영이는 히어로 캐릭터 설명서를 보면서 혼자 결과물을 만들고, 직접 홈페이지를 보면서 레고를 완벽하게 합체할 수 있게 되었어요. 그걸 보고 있으면 너무 뿌듯해요.

아직 6살 밖에 안되었지만 굉장히 철학적이고 엄마의 마음도 잘 읽어주는 아이예요. 첫째라 그런지 의젓하고 남자다운 면이 있어요. 엄마를 지켜줘야 한다면서 제가 무거운 물건도 못 들게 해요.(흐뭇) 이럴 땐 정말 아들을 키우는 보람이 있죠! 너무 기특해요!




호기심 많고 장난기 많은 주안이

 둘째 주안이는 살아있는 것들에 대한 호기심이 왕성하고 자연을 사랑하는 아이에요. 장난기도 많고요. 살짝 재미있는 캐릭터인데 저만 그렇게 생각한 줄 알았더니 병원의 의사 선생님께서도 그렇게 말씀해주시더라고요.^^ 그리고 편한 것을 매우 좋아해요. 신발도 편한 크록스 신발만 좋아하고 옷도 캐주얼한 옷을 좋아하고 또 그게 잘 어울려요. 주안이는 늘 저에게 웃음을 주는 귀여운 아이랍니다.



인터뷰를 마치며


 두 아이와 함께한 인터뷰 내내 미희님은 아이들을 자유롭게 놀게 했다. 한참을 놀다 목이 말라 뛰어오는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물 한 모금을 건네곤 더 제대로 놀 수 있도록 격려하는 모습을 보며 그녀가 추천해준 시 ‘노는 아이들의 호흡은 깊다’의 싯구가 자연스레 떠올랐다.

억지로 놀이를 만들거나 남들이 하는 놀이를 따라 하는 것보다는 자연스럽게 뛰어 놀며 진짜 놀이를 할 수 있게 해주고 싶다는 그녀. 아이의 부족함 까지도 그대로 인정해줄 수 있는 엄마가 되고 싶다는 그녀. 늘 겸손한 자세로 평생 배우며 살고 싶다고 말하는 그녀와의 인터뷰는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아이들의 호흡을 지지해주는 특별한 엄마를 둔 주영이와 주안이가 멋지고 지혜로운 남자들로 자라리라는 것은 의심할 필요도 없을테고 말이다.







기획,인터뷰 / 김지혜

사진 / 이문선

글,수정 / 김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