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음악 들려주는 엄마, 김윤희

 

 많은 엄마들이 태교 음악으로 클래식과 동요를 선택한다. 하지만 듣다 보면 클래식은 어느 새 자장가가, 동요는 아직까지 입에 착착 붙지는 않는다. 대신 길거리를 지나다 우연히 흘려 들은 가요와 텔레비전 광고 속 신나는 비트의 음악이 머리 속에서 떠나질 않는다면? 오늘 만난 엄마는 그럴 때 엄마가 듣고 싶은 걸 마음껏 들으라고 말해줄 것 같다. 엄마가 좋아야 아이도 좋아한다고, 이왕이면 춤도 추고 즐기라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평생 음악을 가까이에서 접하고, 또 아이들에게 그 아름다움을 전하며 살다가 이제 내 아이와 함께 음악을 듣는 특별한 엄마를 만나고 돌아왔다.



WHO


김윤희, 서울 방배동에 살고 있는 10개월 아기 엄마.

성악을 전공한 뒤 영유아 교육기관 짐보리 교사로 일했고, 음악놀이교육과 정서지능교육에 관심이 많다.

모든 것이 처음인 초보 엄마인지라 궁금한 점도, 서툰 점도 많지만 아이의 행복을 1순위 목표로 놓고 육아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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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전당


 집 근처에 예술의 전당이 있어서 유모차 끌고 종종 갑니다. 오후에는 분수쇼도 볼 수 있고, 우면산이 뒤에 있어 요즘 같은 날씨엔 풀 냄새도 맡을 수 있지요. 게다가 아이와 제가 좋아하는 음악도 야외음악이나 야외콘서트 등을 이용해 늘 들을 수 있어 좋아요.


파도소리 북


 짐보리의 파도소리 북은 아이가 흔들어도 보고 두드려도 볼 수 있는 타악기에요. 원형의 북 안에 작은 구슬들이 많이 들어있어서 흔들면 파도소리가 나요. 북 안쪽에 바다 물고기 그림이 그려져 있어 더 좋아해요.


바흐의 고음악


 바흐의 칸타타나 첼로 연주곡을 즐겨 들어요. 주말에 바흐의 고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밀려놓은 집안일과 청소를 해요. 바흐의 곡은화성이 뚜렷하면서 뻔하지 않은 화음이 매력적이라, 듣고 있노라면 힘들었던 건 다 잊고 행복해진답니다.


방배동 '정을 그리는 밥상'


 제가 한식을 좋아하거든요. 일단 집에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인 것도 좋고, 반찬 등 식사가 집에서 먹는 것처럼 깔끔하게 나와서 좋아요. 아기랑 가니까 좌식 좌석에 편하게 앉아서, 청국장, 콩비지, 제육볶음 등의 메뉴를 자주 주문해요.



BEING MOM
음악을 통한 감정휴식


 저와 제 가족의 삶을 잘 꾸려나가기 위해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가족간의 대화와 감정휴식이에요. 특히 음악전공자의 배경을 살려 아이와 남편에게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들려주며 감정휴식을 누리려고 해요. 우리가 알게 모르게 쌓아가고 있는 나쁜 감정들을 내려놓는 시간이지요. 아이의 정서지능 발달에도 도움을 주고요.

요즘 저희 가족에게 들려주고 있는 앨범을 몇 장 소개하자면, 샬롯 처치의 <Voice of an Angel>. 샬롯 처치의 순수하고 앳된 목소리를 담고 있어서 스트레스를 받을 때에 들으면 좋아요. 

화성이 뚜렷한 <바흐의 미사곡 모음집>은 퇴근하고 온 남편을 위해 들려줘요. 피곤한 몸과 마음이 차분해지거든요. 반대로 음악을 좀 화려하게 듣고 싶을 때에는 사라 장의 앨범을 들어요. 아이가 좋아하는 앨범은 <Sing Gymboree> 에요. 여러 가지 동요, 재미있는 소리 등이 들어있어서 지수는 박수도 치고, 만세도 하고, 쉐이커도 흔들며 신나게 들어요.



다양한 음악의 필요성


 아이에게 클래식이나 동요만 들려줘야 하는 것은 아니에요. 아이들에게는 오히려 다양한 음악을 들려줘야 한다고 해요. 저희 아이에게도 인도음악이나 라틴음악, 태평양 섬 음악 등 다른 나라의 음악을 들려줄 때가 있어요. 지수가 아직 어려서 이런 음악을 들려줘도 아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그게 쌓이고 쌓여 훗날 사고의 폭이 넓고, 창의력이 뛰어난 모습으로 나타나기를 기대하는 거죠.


아이의 발달과 음악활용


 영유아 음악 교육에 있어 중요한 것은 음악을 아이의 전체적인 발달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에요. 예를 들면, ‘런던 다리 무너져’ 노래를 들려주는 시간에는 먼저 가사를 붙이고, 손동작을 넣어보는 활동을 해요. ‘런던 다리 무너져, 무너져, 무너져~’ 하는 가사에 ‘무너져’ 마다 손뼉을 짝짝짝 치는 식이죠. 그 다음에는 북 같은 악기를 제공해서 박수 대신 치게 하고. 점차 난이도가 오르며 아이는 다양한 음악도 접하고, 반복되는 가사를 쉽게 들을 수 있어요. 박자에 맞춰 손뼉을 치면서 신체적인 자극도 주고요.



집에서 짐보리 따라잡기


 집에서 엄마가 조금만 부지런하게 준비한다면 기관에서 받는 교육과 비슷하게 집에서도 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일단 많은 음악과 노래들을 들려주는 것으로 시작해 보세요. 클래식이나 동요 말고 다른 것들도 조금씩 시도하면서 아이에게 새로운 자극을 주세요. 그리고 아이가 사용할 수 있는 악기로 음악에 맞춰 소리를 내보는 거에요.

6-15개월 정도까지는 쉐이커 흔드는 것, 두드리는 타악기 등을 사용할 수 있어요. 쉐이커가 따로 없으면 빈 생수통에 쌀을 넣어서 흔들고 두드려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돌이 지나면 움직임이 더 자유로워지니까 카바사처럼 긁고 비벼서 소리를 내는 악기, 재미있는 소리가 나는 악기 등을 쓸 수 있어요.

아이가 24개월 이상이라고 하면 실제 악기의 사진을 출력해서 주는 방법도 있어요. 예를 들면, 중국 현악기 사진을 보여주면서 ‘중국에는 이런 악기가 있대. 나무로 만들어져 있는데 겉은 가죽으로 싸여 있어. 말꼬리로 현을 만들어서 죽죽 그으면 깨갱깨갱 소리가 나.’ 라고 표현해주면서 그 악기의 음악을 실제로 들려주는 거에요. 음악을 들으면서 ‘우리도 같이 해볼까? 상상해보면서 연주해볼까? 엄마가 한 번 해볼게.’ 하며 사진을 들고 악기를 연주하는 듯한 활동을 같이 해보는 것도 재미있는 방법이에요.



MY KID


소리의 즐거움을 느끼는 지수


 아이가 소리에 굉장히 예민한 편인데, 음악이나 노래가 흘러나오면 놀다가도 엉덩이를 흔들거나 팔을 흔들며 동작을 만들어내서 리듬을 타요. 또, 엄마 아빠 할아버지 할머니 등 가장 가까운 사람들의 모습을 흉내 내는 것을 좋아하기 시작했어요. 특히 할아버지의 헛기침 소리가 재미났던지, "지수야~ 할아버지가 어떻게 하셨지?"하고 물으면 "켁켁" 소리를 내며 따라 하는데 정말 귀여워요.


지수에게 해주고 싶은 것


 저희 엄마는 제가 어릴 때부터 2주에 한 번씩은 꼭 공연장을 데려가셨어요. 클래식 음악이긴 했지만 꼭 독주회만 간 건 아니고, 퓨전음악 콘서트, 오케스트라, 독창, 합창, 칸타타 등 다양하게 많이 갔었던 기억이 나요. 그래서 제가 음악을 좋아하고 하고 싶어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저도 지수에게 그렇게 해주고 싶어요. 미술을 좋아하면 전시회, 음악을 좋아하면 음악회. 그런 것들을 자주 접할 수 있도록 꼭 함께 가고 싶어요.


인터뷰를 마치며


 동그랗고 까만 눈을 반짝이며 음악을 즐기는 지수의 모습에서 엄마의 행복도 볼 수 있었다. 지수가 엄마와 함께 듣고 즐기는 지금 이 음악들이 지수의 인생에 풍부한 감수성의 밑바탕이 될 것임을 믿는다.






기획, 인터뷰/ 이다희

사진/ 이문선

글, 수정/ 이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