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성 아닌 근성으로 육아하는 엄마, 민보라

 해외구매대행은 물론 직구가 바람처럼 유행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쉽게 구할 수 없는 물건이나, 좀 더 싸게 해외상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한국인들이 늘어나면서 한국어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외국사이트를 심심찮게 볼 수 있는 정도다. 하지만 막상 시작하려니 어렵게만 느껴진다. 여기 아이를 키우면서 시작한 직구를 즐기며 육아 스트레스까지 해소하는 엄마가 있다. 방긋방긋 너무 잘 웃는 딸 다윤이와 함께한 지 7개월, 그녀의 직구이야기를 듣고 왔다.



Who

민보라, 7개월 된 딸 다윤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

관심 있는 것에 대한 검색을 잘하고 기억력 또한 비상해서 결혼한 후 다른 친구들의 결혼 준비를 도울 때마다 웨딩플래너로 이직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을 정도.

다양한 것에 대한 방대한 관심을 해외직구로 연결시켜 육아용품의 신세계에서 마음껏 즐기고 있는 중이다.



극성과 근성 사이

 육아를 하다 보니 이유식을 준비해서 먹이는 것도, 재우는 것도, 놀아주는 것도 어느 하나 극성을 부리지 않을 수 없더라고요. 저는 다윤이에게 모든 재료를 유기농으로 준비해서 만들어 먹이고 모유를 먹이는 일에도 신경을 쓰는데 그런 저의 모습을 보더니 친한 친구가 참 근성 있게 한다고 하더라고요. 정말 육아를 하려면 근성을 가지고 극성스럽게 이걸 해야겠다 마음먹어야지 안 그러면 힘들어서 포기하게 되는 것 같아요.


나의 육아친구

 비슷한 개월 수의 아이를 키우는 친구들이 많아요. 그런 말이 있더라고요. 예전에는 애 하나를 온 마을이 함께 키웠다고요. 하지만 요즘은 그렇게 키우기가 힘들잖아요. 인터넷에서 정보를 많이 얻는데 한정적인 데다가 광고도 많아서 어려워요. 그런데 지인이 추천하면 꼭 사게 되고 믿음이 가고 그렇더라고요. 어려움을 나누고 함께 공감할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게 도움이 많이 돼요. 또, 스타벅스 바닐라 라떼도 제 육아 친구에요! (웃음)


아빠의 사랑을 이야기하는 엄마

 지금은 아빠에게 잘 가지만, 신생아 시절만 해도 다윤이가 아빠에게 잘 가려고 하지 않아서 남편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최근 어느 육아 블로그에서 읽었는데 아이가 잠들고나서 해주는 20분 정도의 이야기가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아빠의 이야기를 다윤이에게 들려줬어요. “아빠가 다윤이 너무너무 보고 싶은데 열심히 일하시느라 못 오고 계시데. 하지만 아빠가 다윤이 많이 사랑한다고 보고 싶다고 전해달래.”라고 매일매일.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그 이후부턴 정말 아이가 아빠를 보고 계속 웃더라고요.



My Kid


매일이 가장 예쁜 딸

 저희 어머니께서 그러시더라고요. 아기 엄마 아빠는 매일매일 거짓말쟁이가 된데요. 정말 그 말씀이 맞는 것 같아요. 요즘은 다윤이가 보여주는 모든 것이 매일 놀라워요. 매 순간이 소중하죠. 다윤이는 잘 자고 일어나서 밥도 먹고 컨디션이 좋으면 쏘서를 타거나 엎드려서 혼자 잘 놀아요. 아기가 자거나 혼자 노는 시간이 엄마의 쉬는 시간이잖아요. 그럴 때 밥도 먹고 그러면 좋은데 잘 못 먹어요. 서서 밥을 먹거나 아예 못 먹거나, 너무 씻고 싶어도 못 씻고 있는데 남편까지 늦으면 서러워지죠. 그런데 아기가 나를 힘들게 하는 건 아무것도 모르고 그러는 건데 그거에 대해 짜증을 내는 건 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지금 이 순간, 구애받지 않고 즐기면서 육아해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뭐든지 그렇지만 육아에도 마인드 컨트롤이 필요하더라고요.



What I like

블로그
 아이 낳기 전에도 블로그를 했었지만 지금도 꾸준히 하고 있어요. 육아일기로써 기록의 목적이 더 커졌죠. 아이 키우다 보면 시간도 없고 그때 그때 순간을 다 기억하기가 힘이 들어요. 그래서 블로그를 더 열심히 하게 된 것 같아요. 아기 재우고 블로그에 오늘 하루 같이 보낸 아이의 사진을 올리면서 다시 보고 또 보고. 얼마나 예쁜지 모르겠어요.


직구의 시작
 직접 해외에서 물건을 사본 건 아기용품이 처음이었어요. 출산 준비를 하면서 관심을 가지고 다른 사람들이 직구 하는 걸 보니 한국이랑 가격이랑 품질 면에서 차이가 많이 나더라고요. 직구의 장점이라면 집에서 아이를 돌보면서도 손쉽게 접근이 가능하고, 가격 면에서 저렴하다는 것이죠. 옷 같은 경우 한국이랑 가격차이가 약 2-3배 나요. 또 다양하게 보게 되니 한국에서 구하기 힘든 걸 바로 구입할 수도 있고요. 굳이 단점을 꼽자면 배송 문제겠죠? 물건이 오는 데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또 반품이나 교환이 어려우니 정말 잘 생각해보고 사야 해요.


200불 병


 한때 제가 200불 병에 걸린 적이 있어요. 최근 6월 이후로는 변경된 게 많지만, 그전에만 해도 아기 옷이나 장난감은 200불까지 무관세였어요. 그러다 보니 옷을 너무 많이 사게 되거나 굳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은데도 예뻐서 산 물건들이 있었어요. 이제는 그런 시행착오를 거쳐 친구와 필요한 것을 조율해서 산다던가, 미리 사 놓았다 필요한 때에 선물하는 여유도 생겼어요.


직구는 어렵다?


 직구를 처음 시작할 땐 생소한 용어와 영어 때문에 겁을 먹으시는 경우가 있는데요, 친절하게 설명해 놓은 블로그나 카페를 보면 소소한 팁이 잘 나와있으니 한번 읽어보고 도전하시면 될 것 같아요. 필요한 게 있으면(불필요한 물건은 사면 안되니까요) 시작해보세요. 재미있을 거예요. 똑같은 물건이 한국에서 3-4배의 가격으로 팔리고 있는 걸 발견했을 때 쾌감도 있고, 한국에서 구하지 못하는 것들을 구해보는 것도 묘미에요. 두려워하지 마시고 직구의 세계로 오세요!



다윤 엄마의 추천 리스트


 ‘노슬리피 헤어 클리피’(no slippy hair clippy) 라고 가볍고 쓰기 좋아 엄마들 사이에서 유명한 머리핀이 있는데 한국에서는 개당 만 원, 만 오천 원 하는 것이 미국에서는 5-6불 정도니 그 차이를 아시겠죠? 저는 주로 아이허브에서 주방, 세탁 관련 세제, 아마존에서 장난감과 신발을 구입하는 편이에요. 또 많이들 구매하시는 폴로, 갭, 카터스, 짐보리 등의 사이트도 이용하고요. 직구는 무조건 여러 개를 함께 구매해야 더 이득이에요. 아무래도 배송료를 고려해야 하니까요.


인터뷰를 마치며


 다윤이 엄마 민보라 님은 다윤이가 창의적이고 행복한 아이로 크기를 바라지만, 너무 빨리 어른이 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항생제 먹인 고기는 되도록 피하고, 먹거리를 유기농으로 신경 쓰고, 예민해진 아기 피부의 보습을 챙기는 것이 그런 엄마의 마음이라고. 어렵고 힘든 삶을 빨리 알아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은 모든 부모의 한결같은 바람이지 싶다. 힘든 고비마다 오늘도 집에서 똑같이 애쓰는 육아동지들을 위로 삼아 되도록이면 신나게 즐기며 다 지나가리오 넘기는 이 긍정 엄마의 사랑이 다윤이를 그렇게 잘 웃는 아이로 만든 건 아닐까.





글,인터뷰/ 이현주

사진/ 이다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