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리스트 엄마, 윤다경


  딸을 키우는 재미 중 하나가 예쁜 옷을 입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냥 옷을 입혀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아이의 관심과 취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멘토를 자청하는 엄마가 있어서 만나보았다. 이런 인터뷰가 처음이라며 많이 긴장한 얼굴로 입구에 들어선 것과는 달리, 막상 딸 이야기가 나오자 굳었던 얼굴이 풀어지고 웃음이 만연했다. 딸과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만능 재주꾼 가은 엄마,  윤다경 님과의 인터뷰는 내내 유쾌하고 즐거웠다. 




WHO


 세상에 궁금한 게 너무 많은 호기심 소녀 6살배기 가은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

대학에서 서양화를, 대학원에서 섬유디자인을 전공하였으며 한때는 의상디자이너가 꿈인 그녀는 현재 재주 많고 끼 넘치는 딸 가은이의 담당 스타일리스트.

요리, 손바느질, 퀼트 등에 관심이 많으며 한때 블로그를 통해 아이들 머리핀을 직접 만들어 팔아보기도 하였다. 



Being Mom

쇼핑 즐기는 엄마

 저는 원래 쇼핑을 좋아하는 편이었어요. 가은이 출산 예정일이 다 되어 병원에 갔는데 1주일 정도 더 있어야 할 것 같다고 해서 아웃렛에 쇼핑을 갔어요. 같이 간 동생들이 쇼핑 후에 모두 녹다운이 될 정도였는데, 저는 아주 쌩쌩해서 다들 혀를 내두르더라고요. 저는 육아 스트레스도 쇼핑으로 풀었던 것 같아요. 아이를 낳은 후에는 집 밖으로 잘 나갈 수 없으니 인터넷으로 아이 용품을 구매했는데 아이가 조금 더 크니 특히 옷에 관심이 더 가더라고요. 아이 낳고부터는 내 물건은 제쳐두고 아이 것을 주로 사게 되는 것 같아요


벌써 친구 같은 딸

 얼마 전엔 뉴욕 여행 책자를 꺼내와서 한참 들여다보더니 자기는 공룡 박물관이 있어서 가고 싶데요. 그러더니 조금 있다 저를 쳐다보면서 “엄마! 여기 아웃렛도 있나봐!” 하고 말해서 빵 터졌어요. 역시 딸이 대세죠. 엄마 관심사도 벌써 척척 알아주고. (웃음)


육아고민

 이제 학교 갈 때가 되어서 학습적인 부분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해요. 저는 학원 쫓아다니며 키우긴 싫었는데 아이가 학습적인 면에 욕심이 많아요. 원래는 집에서 매일매일 하는 습관을 길러주려고 학습지만 했었는데, 유치원에서 학원에 다니는 아이들을 보더니 자기도 친구들처럼 학원에 다니고 싶데요. 그런데 아이를 학원에 보내보려고 했더니 테스트부터 하더라고요. 막상 그 모습을 보니 너무 슬펐어요. 6살인데 벌써 그런 테스트를 받는 걸 보니 마음이 안쓰럽다고 할까. 그래서 힘들면 안 하겠지 싶어서 기다렸는데 웬걸, 학원을 너무 재미있어해요. 얼마 전엔 부산에서 결혼식이 있어 참석한 적이 있었는데 가은이는 학원 못 간다고 너무 슬퍼했어요.



My Kid

끼가 넘치는 딸

 가은이가 3살 정도 되었을 때, 연기학원에 잠깐 다닌 적이 있어요. 신랑이 가은이 100일 정도 되었을 즈음 찍은 사진을 연기 학원 같은 곳에 보냈었나 보더라고요. 그 당시에는 연락이 안 오다가 3살 정도 됐을 때에 좀 더 큰 모습이 보고 싶다고 연락이 왔어요. 그래서 카메라 테스트를 받으러 갔는데 창피하다고 뒤로 뺄 줄 알았던 가은이가 너무 자연스럽게 자기소개를 하고 노래도 끝까지 하는 거에요. 너무 의외의 모습을 보여주어서 정말 놀랐어요. 아이가 좋아하기도 하고, 발표력과 자신감도 키워진다 해서 그 후에 연기학원을 한번 보내봤어요. 최고급반에 올라갈 때까지 다녔는데 같은 과정이 반복되면서 흥미를 잃길래 이제는 보내지 않아요.


예뻐야 사는 여자

 가은이는 얼마 전에 결혼한 이모와 애증의 관계에요. 이모가 결혼하기 전까지 매우 가까이 살면서 자주 보고 지냈었는데, 만난 지 몇 분 안되었을 때는 둘도 없는 단짝이었다가 조금만 지나면 서로 툭닥거리는 사이인 거죠. 그런 이모의 결혼식 때 가은이가 자기도 뒤로 길게 끌리는 드레스를 입어야겠다고 해서 그런 드레스를 입혀줬어요. 신부 입장 전까지만 해도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가은이에게 쏠렸었죠 너무 귀엽고 예쁘다고. 그런데 신부입장 후에 사람들이 모두 신부만 보니까 가은이가 삐진 거예요. 말도 안하고 새침하게 앉아있는데 사람들이 와서 “오늘 이모 너무 예뻤지?”라고 물으니 가은이는 “몰라~나는 못 봤어.”했대요. 본인이 보기에도 너무 예뻤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은 거에요. 그런 스타일이에요, 걔가. (웃음)



What a pretty girl

딸 가진 모든 엄마의 마음

 원래도 패션에 관심이 많았지만, 아무래도 딸을 가진 이후에는 옷에 좀 더 관심이 생기더라고요. 어느 날 백화점을 지나는데 너무 예쁜 옷이 걸려있어서 가격을 보니 아이 옷인데도 너무 비싼 거예요. 그래서 처음에는 그냥 지나갔어요. 그런데 그다음에 또 그런 경우가 생겼는데 너무 입히고 싶어서 큰맘 먹고 조금 큰 사이즈로 사서 입혔어요. 그런데 그게 시작이었던 것 같아요. 입혀보니까 보는 거랑 다르게 너무 예쁜거예요. 아, 이래서 사람들이 좀 더 비싸도 좋은 옷 입히는구나 싶었어요.


신상을 제일 먼저 입는 아이

 관심이 있었던 브랜드를 검색하면서 다양한 블로그, 카페들을 알게 되었어요. 특히 카페에 가입한 엄마들은 옷 입히는 것에 관심이 많고 여러 브랜드의 옷을 입히는 사람들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친해져서 함께 구매해 입히곤 했어요. 예쁜 옷이 있으면 가은이 입혀서 사진을 찍고 다른 엄마들이 사이즈와 핏을 참고할 수 있게 카페에 올렸지요. 그런데 어느 날 자주 가는 매장 매니저님이 전화가 오셔서 가은이 덕분에 문의 전화가 많이 온다고 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그다음부터 신상품이 많이 나오면 가은이를 불러서 옷을 입을 기회도 주시고 사진으로 찍어서 카페에 올릴 수 있게 도와주셨어요. 저도 그러면서 까페를 더 자주 이용하고 사진도 많이 올리게 되었고요.


엄마만의 비법

 저는 편한 옷보다는 예쁜 옷에 중점을 둬요. 너무 아이 옷 같지 않은 옷을 입히죠. 아이들은 금방 금방 크기 때문에 비싼 옷을 살 필요가 없다고 하시는데 비싼 옷은 입히다 팔기도 해요. 저는 아이가 옷을 막 아무렇게나 입는 편이 아니라서 깨끗하게 입고 드라이 한 후에 벼룩시장에 내놓아요. 그러면 그 옷을 입히고 싶었는데 비싸서 못 샀거나 사이즈가 없었던 분들이 많이 연락을 주세요. 벼룩을 하고 나면 서로 만족하는 것 같아요. 그렇게 팔고 다시 새 옷을 사서 입히면서 옷장 정리도 하고 그러는 거죠. 선호하는 소재는 면이나 린넨, 겨울에는 니트를 많이 입혀요. 저는 도트나 체크패턴도 좋아하는데 아이는 싫어해서 잔잔한 꽃무늬 위주로 보는 편이고요.



키즈 스타일링 노하우

 어릴 때에는 편안한 옷 위주로 입혔어요. 개인적으로는 세트로 입히는 걸 좋아해서 그렇게 옷을 입히는 편인데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색깔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옷에 핑크색이 들어가 있다면 신발까지 핑크색이 아니라) 포인트를 한 가지씩 두는 거예요, 머리 핀 같은 걸로. 특별한 날에도 그런 포인트를 염두에 두고 스타일링 해보세요. 가은이 같은 경우는 양말까지 색이 맞아야 신는 편인데 요새는 또 레이스 달린 양말을 사 오라고 하더라고요. 매장 직원에게 미안하더라도 많이 입어보면 엄마는 아이에게 맞는 옷을 입힐 수 있고, 아이도 점점 옷을 보는 눈이 생기는 것 같아요.



예쁜 딸과의 내일

 저희 어머니께서는 제가 어릴 때 이것저것 많이 배우고 경험하게 해주셨어요. 저도 가은이에게 많은 경험을 하게 해주고 싶고요. 시킨다고 싫어하는 아이들도 있는데 요새 우리 가은이는 춤도 배우고 싶다고 하네요. 꿈도 매일 바뀌는 우리 딸, 많이 보고 듣고 배우는 다방면에 재능이 있는 사람으로 자라났으면 좋겠어요.


인터뷰를 마치며

 여자아이의 옷장에 꼭 있어야 하는 것 중 하나가 튜튜스커트와 공주님 드레스이다. 가은이는 공주님 드레스의 반짝이가 떨어지는 걸 싫어해서 30분 정도 입고는 다시 옷걸이에 걸어둔다고 한다. 몸에 반짝이가 묻는 것이 싫은 게 아니라 옷이 안 예뻐지는 게 싫어서 옷을 아껴 입는다는 이 아이. 패션 센스와 무궁무진한 끼를 발전시키며 나날이 자라날 안목이 너무너무 궁금하다.






글, 인터뷰/ 이현주

사진/ 이문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