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를 공부하는 엄마, 이주연

 

 엄마들은 착각한다. 내 배 아파 낳은 아이이니, 그 누구보다 내가 아이를 제일 잘 안다고. 맞는 말이기도 하다. 엄마이기 때문에 아이를 가장 잘 알고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엄마는 인정해야 한다. 아이도 인간으로서 생각과 감정을 가지고 표현할 수 있는 시기가 오면 엄마는 아이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서서히 놓아줄 줄도 알아야 한다는 것을. 너무 사랑하는 작고 여린 내 아이도 이해를 해야 더 나은 관계로 발전해 나갈 수 있다고 믿으며 미리 준비하며 공부하는 선우 엄마. 그녀와 볕이 뜨거운 오후 광화문 모처에서 데이트에 나섰다.


WHO

 이주연, 서울 용산구에 사는 3살 딸의 엄마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동갑내기 남편과 결혼해 대학원을 준비하던 중 덜컥 엄마가 되었다.

자타가 공인하는 저질 체력인 엄마에게서 꿀벅지와 주체할 수 없는 흥을 겸비한 비욘세 같은 딸내미가 나온 것이 아직도 미스터리.

에너지 넘치는 딸을 키우면서, 아동심리상담 센터에서 인턴으로도 근무하며 아동학 대학원 진학을 준비 중이다.

애교와 파워로 무장한 딸에게 지지 않는 것이 올해의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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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공원, 어린이대공원, 서울 숲

 도심 속 아파트에서 자라는 아이에게 최대한 자연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해주고 싶어 틈날 때마다 자연(갯벌, 텃밭, 산, 계곡) 체험을 하거나 도심 속 공원을 찾아가요. 그래서인지 아이가 곤충, 동물, 식물 등에 관심이 많아서 서울대공원이나, 어린이대공원의 동물원과 서울 숲도 자주 가는 편이죠.


페파피그 마그넷 책

 영어원서 인터넷 서점 웬디북에서 선우 생일선물로 구입했어요. 국내에서는 ‘꿀꿀! 페파는 즐거워’라는 제목으로 방영되고 있는 영국 애니메이션 Peppa Pig에 등장하는 캐릭터의 마그넷이 들어있어서 책에 붙일 수 있어요. 아이가 직접 캐릭터를 배치하면서 그 상황에 대한 이해나 가족 구성원에 대한 이해도 높일 수 있고, 책을 보면서 뭔가를 할 수 있으니 지루하지가 않아요.


푸켓 JW 메리어트

 아이가 어리기에 비행시간도 길지 않고, 안전하게 물놀이하며 스파와 마사지도 받을 수 있는 동남아 지역의 리조트를 선호해요. 작년 겨울에 갔던 태국 푸켓은 특히 기억에 남아요. JW 메리어트 카오락에 묵었는데 한국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외국에 휴양 왔다는 느낌을 즐기기에 좋더라고요. 아이랑 놀기에도 한적하고 넓고, 키즈 클럽도 잘 되어 있어 참 만족스러웠어요.



BEING MOM


동화책을 통한 감정 표현 훈련

 남편과 저는 부부 사이는 물론, 부모-자녀 사이에도 서로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수용할 수 있는 가정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정서나 기분 표현을 다룬 동화책을 아이에게 자주 읽어주곤 해요. 그림을 보면서 “이 아이는 기분이 어떨까? 정말 기쁘겠다. 화가 났겠다. 부끄럽겠다. 깜짝 놀랐겠다.” 이런 식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연습을 하죠. 아이뿐 아니라 표현이 익숙하지 않은 부모님들은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려 할 때 정서나 감정 관련 어휘가 생각나지 않아서 아이와의 소통이 힘들 수 있거든요. 저도 그랬고요. 때문에 의식하며 연습하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아요.


육아의 정도(正道)

육아에 대한 나름의 신념을 가지고 아이를 키우고 있지만, 내가 잘 하고 있는 걸까에 대한 고민은 언제나 저를 따라다니는 것 같아요. 특히 몇 달 전에 아이가 어린이집을 그만두게 되었을 때는 그 고민이 참 크게 다가왔죠. 다니는 동안 원장선생님이 여러 번 바뀌면서 선우가 힘들어했고, 새로운 원장선생님의 방식이 잘 맞지 않았어요. 어린이 집 근처만 지나가도 주사 맞은 듯이 자지러지게 우는 선우를 보며 그 때 제가 일하고 있는 아동심리상담센터에서 상담을 한번 받아야 겠다고 생각했어요. 심각한 문제가 있어서라기 보다는, 저희 아이에게 맞는 양육 방식에 대해 알고 싶었거든요. 상담을 통해 일단 선우가 무척 예민한 편이라는 확인을 받았고, 제가 앞으로 아이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에 대한 코치도 받을 수 있었어요.




상담의 필요성

이렇게 어린아이들도 검사를 하고 상담을 받을 수 있는지 궁금해하는 엄마들도 많은데, 충분히 다 가능해요. 아이가 꼭 글을 작성하고 그림을 그리는 검사를 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거든요. 엄마와 아이가 같이 어떻게 놀이를 하고 움직이는지를 보는 것만으로도 부모 자녀의 관계와 성향을 알 수 있지요. 어린 월령 때에는 아이들이 대개 엄마가 하자는 대로 따라오는 시기라서 엄마의 태도에 대한 피드백이 주로 이루어져요. 상담을 받는 것에 대해 어려워할 필요가 없어요. 이런 상황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하는 등의 상담은 그때 그때 간단하게라도 코치를 받으면 좋아요.


두려움에서 벗어나기

옛날에는 상담을 받는다고 하면 엄마들이 주위에 알려질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이제는 그런 건 없어지는 추세인 것 같아요. 오히려 많은 엄마들이 심리 상담에 관심이 있고, 전문적 도움을 받아보고 싶어 하기도 하지요. 특히 아이에 대해 잘 알지 못하기도 하고, 자녀 양육에 대해 공부할 시간도 없는 워킹맘 중에는 짧은 시간이라도 아이와 알차게 보내는 법, 아이를 지도하는 방식 등을 알기 위해 상담을 받으시는 분들이 꽤 많아요. 이미 문제가 생기고 나서는 고치기가 어렵기도 하고, 무엇보다 아이와 엄마 모두 정서적으로 고통을 받으니까 그전에 미리 움직여야 해요. 아이마다 특성이 굉장히 다르기 때문에 그에 맞게 더 효율적이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양육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상담을 받고 코치를 받는 거라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MY KID

숨길 수 없는 흥

 선우는 노래와 춤을 사랑해요. 그래서 좋아하는 노래가 정말 많은데, 특히 율동 동요를 좋아하지요. 선우는 또래 친구들이랑 놀 때도 다른 건 관심이 없는데, 음악만 나오면 혼자 흥에 겨워 춤을 추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고 아이가 이런 쪽에 흥미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가 좋아하는 쪽을 더 계발시켜 주는 편이 좋다는 것이 제 생각이라 문화센터도 선우가 딱히 좋아하지 않는 미술 수업 같은 건 안 보내고, 주로 음악활동이나 체육활동을 많이 했어요.


말괄량이 스타일의 패션

 선우는 톰보이 스타일이나 말괄량이 스타일이 잘 어울려요. 성격도 에너지 넘치고 아직 머리가 덜 자라기도 해서 여성스러운 레이스나 공주스타일은 잘 안 어울리더라고요. 화려한 패턴과 색감이 잘 맞아서 그런 원피스나 활동적인 청바지를 자주 입어요.


선우와 함께

 저도 남편도 아이가 크면 함께 배낭여행을 가고 싶다는 소망을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선우가 빨리 배낭을 메고 걸어 다니는 맛을 알았으면 좋겠어요. 럭셔리한 여행보다는 좀 힘들고 피곤한 맛도 있는 그런 배낭여행을 가고 싶어요. 가족이 함께 여행하면서 서로를 더 잘 알아가고 자유롭게 소통하는 법을 배워가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이런 가정에서의 경험들이 아이가 배려심 있으면서, 주도적인 모습으로 클 수 있는 좋은 바탕이 되었으면 해요. 자기가 인생을 결정하는 데에 고민은 하지만 망설이지는 않는 아이로 컸으면 좋겠다는 게 엄마의 바람이에요.


인터뷰를 마치며

 엄마는 가을이면 대학원에 진학해서 아이를 위한 공부를 더 해보려고 한다. 선우도 이런 엄마를 돕기 위해 새로운 놀이학교로의 입학과 적응을 준비하고 있다. 선우가 어린이 집에 대한 트라우마를 잘 극복할 수 있을지, 그런 아이의 모습을 보며 다시 고민하며 불안해하지 않을 수 있을지 걱정된다 했지만 아이 목소리에 늘 귀 기울이는 엄마와 즐겁고 신나게 지내는 법을 아는 딸이기에 새로운 가을을 잘 맞이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분 좋은 예감이 들었다. 다가올 가을을 기대하며 뜨거운 여름도 파이팅!







기획, 인터뷰/ 이다희

사진/ 이문선

글, 수정/ 이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