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과 여행하는 엄마, 임승하


 딸이 대세다. 딸이든 아들이든 어느 존재가 귀하지 않겠냐 만은, 엄마를 이해해주고 위로해줄 수 있는 딸의 존재가 아들 가진 엄마들의 부러움이 되는 요즘. 여기 아들 엄마들이 특히 배 아파할 만한 딸 가진 엄마가 있다. 누구보다 자유롭게 살았던 엄마이기에, 조금 일찍 아이와 새로운 자유로의 탐험을 시작한 용감한 엄마 임승하를 만났다.


WHO
임승하, 용인 수지에 살고 있는 4세 딸의 엄마.

미국에서 오랜 유학생활을 경험한 자유로운 영혼. 

현재는 딸 밀라와 함께 몰디브, 북경, 홍콩, LA, 뉴저지, 푸켓, 방콕 등 다양한 여행지를 함께 누비며 엄마의 자유로운 마인드를 딸에게도 열심히 전수하고 있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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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교호수공원

 얼마 전 광교호수공원에 갔는데 정말 좋았어요. 선선한 날씨에 돗자리 깔고 빵 먹고 수박 먹고, 거기서 팔던 3000원짜리 반짝이는 장난감 사서 하늘에 계속 던지면서 노는데 시간 가는 줄 몰랐어요.


넬 6집 <Newton’s Apple>

 동요만 들은 지 꽤 됐지만 최근에 넬(Nell) 앨범이 새로 나와서 좀 들었어요. 처녀적엔 넬 노래 들으면서 괜히 눈물도 흘리고 했었는데 이젠 눈물 흘릴 여유도 없지만 노래는 좋더라고요.


펄 벅 <딸아 너는 인생을 이렇게 살아라>

 얼마 전에 엄마가 이 책을 가져다 주셔서 읽어봤는데 정말 좋았어요. 짧고 쉽게 읽히는 책이라 짬 나는 시간에 금방 읽었는데 딸 가진 엄마라면 한번쯤 읽어보면 좋을 것 같아요.



BEING MOM

여행의 이유

 밀라가 14개월이 되던 즈음에 몰디브에 갔었어요. 근데 떠나기 전날부터 아이가 열이나니 의사선생님이 물에 들어가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컨디션 안 좋은 아이와 장시간 비행 후 섬으로 들어가기까지도 힘들었지만 가서 그 아름답고 그림 같은 곳에서 수영 한번 못하고 돌아왔어요(웃음). 하지만 워낙 고생한 덕분에 가족들이 오래도록 함께 이야기하며 나눌 추억이 생겼지요. 여행을 하면 외부의 방해 없이 같은 공간에서 서로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니 대화가 많아지죠. 고생한 만큼 사이는 더 돈독해지고요. 가족들이 모두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서로간의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고 믿기에 가족과의 여행이 제겐 참 중요해요.


여행의 재미를 알아가는 딸

 요즘 하루가 다르게 말이 늘고 있는 밀라가 얼마 전 미국 여행 중에 "한국이 좋아, 미국이 좋아?" 라고 물었더니 "한국보다 미국보다 여행이 좋아." 라고 대답하더라고요. 감동했어요. 아이가 여행의 매력을 알아가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요.

밀라가 평소에는 수줍은 성격인데 여행지에서만큼은 외국어로 인사도 잘해요. 헬로, 사와디캅 등을 알려주면 엄청 좋아하고 재미있어하고요. 그 덕분인지 일상 생활에서도 외국인이 있는 기관이나 환경에 대해서 열려있고 딱히 거부감을 가지지 않는 것 같아요.



단둘이 떠나는 여행의 매력

 밀라가 세 돌이 되면서 LA 여행에 도전했어요. 그것도 남편 없이 단둘이 출발하는 일정으로요. 처음으로 혼자서 애를 감당해야 하는 비행이라 너무 힘들 줄 알았는데 의외로 엄청 재미있었어요. 밀라가 잘 자기도 했고, 둘이서 대화하고 놀고 그러면서 비행기에서의 시간을 무리 없이 잘 보냈죠. 특히 이른 아침 산타모니카를 함께 산책했던 날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시차 때문에 일찍 눈이 떠져서 새벽 4시에 일어나서는, TV를 좀 보면서 해가 뜨길 기다렸어요. 그리곤 둘이 손잡고 나와서 산타모니카 해변에 갔지요. 아무도 없는 해변을 우리끼리만 산책하고 근처 카페에 들어가서 아침을 먹었는데 참 좋았어요. 너무나 행복한 추억이에요.


아이와의 여행에서 고려해야 할 점

 아무래도 아이와의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이동 문제에요. 아이의 스타일에 따라 ‘거리’의 개념을 잘 적용하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예를 들면 밀라는 엉덩이가 무거워서 잘 앉아있는 편이라 비행기를 장시간 타는 것에 대한 부분은 큰 어려움이 없어요. 그런데 차를 오래 타는 건 좀 힘들거든요. 그래서 호텔도 공항에서 가까운 곳으로 잡는다거나, 국내 여행을 갈 때에는 차로 2시간 정도 걸리는 곳을 선택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조절을 해요.

아이를 데리고 가는 길은 힘들지만, 집이라는 똑 같은 환경에 아이랑 계속 붙어있을 때의 피로도와 스트레스가 더 심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엄마와 아이 모두에게 새로운 자극이 된다는 점에서 여행은 좋은 스트레스 해소 방법인 것 같아요.



MY KID

개와 산책하기를 좋아하는 밀라

집에 개가 두 마리 있어요. 아이가 어릴 때는 개가 자기보다 크니까 안을 수도 없고, 줄을 끄는 것도 힘들어 하곤 했는데, 이제 제법 익숙하게 목줄을 해서 산책을 시켜요. 마침 요즘 날씨도 좋아서 매일 매일 산책하는 맛에 빠져있어요.


화려한 레깅스

저는 개인적으로 심플한 스타일과 무채색을 좋아하는 편인데 아이들은 원색을 입혀놓으면 그렇게 귀엽더라고요.

밀라는 편하게 레깅스에 티셔츠를 많이 입히는데. 엄청 화려한 레깅스가 많아요. 파인애플이 왕창 프린트 되어있는 레깅스, 무지개 레깅스 등을 입으면 정말 귀엽다고 주위 반응이 좋아요. 레깅스는 주로 아메리칸어패럴, SEED, 크루컷, 스텔라메카트니 키즈에서 구매해요.


딸에게 바라는 모습

저는 밀라가 ‘뭐든지 할 수 있다’라고 생각하는 아이로 자랐으면 좋겠어요. 자기가 좋아하는 걸 할 수 있는 밝고 자신감 넘치는 아이로요. 내 아이만큼은 남이 시키거나 요구하는 것보다 정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아이가 초등학교 들어가고 하면 또 바뀔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지금은 그렇게 자랐으면 좋겠어요. 자신이 좋아하고 잘 하는 걸 찾을 수 있도록 엄마로서 가능한 모든 지원을 하고 싶고 그래서 뭘 하든 행복하게 자랐으면 합니다.



인터뷰를 마치며

엄마의 자유로움을 배우고 있는 딸 밀라. 남들보다 조금 더 수고스러워도 일찍이 둘만의 여행을 시작한 모녀의 다음 행선지는 어디일까. 여행을 삶 속으로 거침없이 가지고 들어온 이 용감하고도 씩씩한 엄마와 딸이 언젠가는 아프리카 사파리투어에 도전한다 해도 그리 놀랍지 않을 것 같다. 그곳이 어디든 행복한 동행이 되기를.





기획, 인터뷰/ 이다희

사진/ 이문선

글,수정/ 이현주